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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트라마라톤 식단 설계: 에너지 바부터 전해질 음료까지
■ 프롤로그: 민혁의 100km 도전
민혁은 풀마라톤(42.195km)을 이미 여러 차례 완주했고, 이번에는 100km 울트라마라톤 대회에 출전하기로 결심했다. 평소에도 달리기 훈련을 꾸준히 해왔지만, 100km는 단순히 ‘더 오래 달린다’가 아니라 **‘체력과 영양분의 총력전’**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실제로 대회 중반 이후 찾아오는 에너지 고갈과 전해질 불균형은 많은 러너들을 중도 탈락으로 몰고 가는 주요 원인이다.
민혁은 이를 대비하기 위해 일주일 전부터 식단 관리에 돌입하기로 한다. 단순히 탄수화물을 쌓아두는 ‘카보 로딩(Carbo Loading)’뿐 아니라, 적절한 단백질과 지방, 비타민, 미네랄의 균형을 유지해야 끝까지 힘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는 민혁의 식단 과정을 **준비(Pre-Race) → 대회 당일(Race Day) → 레이스 후(Post-Race)**로 나누어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 1) 일주일 전(Pre-Race): 탄수화물+단백질 균형 맞추기
● 주간 식단 컨셉
민혁은 대회 7일 전부터 평소보다 탄수화물 섭취량을 늘리되, 단백질과 지방을 소홀히 하지 않는다. 너무 극단적으로 탄수화물만 먹으면 혈당 스파이크가 자주 일어나 컨디션이 오히려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상 식단은 대체로 아래와 같은 패턴을 유지한다.
- 아침: 현미밥, 달걀 흰자 오믈렛, 견과류 조금, 과일주스(100% 과일)
- 점심: 닭가슴살 샐러드(드레싱은 오일·식초 위주), 통밀빵 또는 고구마 추가
- 저녁: 파스타(토마토 소스, 닭고기), 브로콜리·버섯 등 채소 볶음, 그릭요거트
- 간식: 배고플 때마다 에너지 바(단백질 함유량 10~15g 수준)나 바나나를 챙겨 먹는다.
● 수분·전해질 관리
장거리 훈련에 들어가는 날은, 평소보다 전해질 음료 섭취에도 신경 쓴다. 일주일 전부터 몸이 **‘짠 맛’**에 익숙해지도록, 이온음료나 소금 캡슐을 소량씩 섭취해 나트륨 손실을 미리 대비한다. 단, 하루 종일 염분만 과다하게 먹는 것은 금물이므로, 식사 시의 소금 섭취량을 확인하며 조절한다. 물 역시 하루 2리터 이상 마시되, 단숨에 많이 마시기보다 자주, 조금씩 섭취해 탈수와 저나트륨혈증을 예방한다.
● 체크 포인트
- 탄수화물: 현미·통밀·고구마 등 복합탄수화물을 주로 섭취, 혈당 급등 최소화
- 단백질: 닭고기·생선·달걀·콩류 등으로 근육 회복 지원
- 지방: 올리브유·아보카도 등 건강한 지방원도 일정 비율로 유지
- 비타민·미네랄: 제철 채소·과일 섭취로 기초 영양 확보
- 전해질: 이온음료, 소금 캡슐, 미역·김 등 해조류 소량 섭취
■ 2) 대회 당일(Race Day): 전해질 음료와 에너지 바 운용 전략
● 출발 전 식사
대회 당일 아침, 민혁은 출발 2~3시간 전에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를 가볍게 한다. 예를 들어 통밀빵 + 땅콩버터 + 꿀 조합, 바나나 1~2개, 그리고 저지방 우유나 두유 정도다. 요거트나 달걀 같은 단백질도 조금 보충해주되, 너무 기름진 음식이나 섬유질 과다한 음식은 피한다(장 트러블 위험).
● 레이스 중 보급
울트라마라톤 100km를 기준으로 할 때, 민혁은 평소 10~15km마다 **에너지 바(또는 에너지 젤)**를 섭취하는 계획을 세운다. 바 종류는 초콜릿·카라멜 베이스보다는 낮은 GI(혈당지수) 제품을 선호하되, 장시간 달리면서도 질리지 않도록 맛을 다양하게 준비한다. 또한 대회 측 보급소에서는 바나나·오렌지·감자 등을 더해 생체리듬이 급격히 내려가지 않도록 한다.
전해질 음료는 더욱 신중하게 다룬다. 물만 과다하게 마시면 저나트륨혈증에 빠질 수 있으므로, 중간중간 일정량의 이온음료나 소금 캡슐을 함께 섭취한다. 일반적으로 한 시간에 물 500
700ml, 그리고 12개의 소금 캡슐(또는 전해질 파우더)을 권장하지만, 이는 땀 배출량이나 기온에 따라 달라진다. 민혁은 “갈증이 느껴지기 전에 조금씩” 마시는 걸 원칙으로 삼아 탈수와 과음 모두를 피한다.● 중간 보급식 예시
- 10~15km 구간: 에너지 젤 1개 + 물 200~300ml
- 20~25km 구간: 에너지 바 1개 + 이온음료 200~300ml
- 30km 이후: 바나나 반 개나 소량의 밥류(주먹밥 등) 섭취 + 소금 캡슐 1개
- 그 외: 대회 측에서 제공하는 과일, 빵, 국물 등도 상황에 맞춰 활용
■ 3) 레이스 후(Post-Race): 회복 식단과 재충전
● 골든타임 30분
민혁은 결승선을 통과하자마자, **‘회복의 골든타임’**이라고 불리는 30분 이내에 초코우유나 단백질 음료를 마신다. 달리기 후에 손상된 근육 합성을 돕고, 소모된 글리코겐을 어느 정도 회복시키기 위해서다. 단백질과 탄수화물이 1:3~4 정도로 배합된 음료가 이상적이다. 이 시점에 전해질도 추가로 보충해, 레이스 도중에 소진된 나트륨·칼륨·마그네슘 등을 채워준다.
● 부드러운 식단
울트라마라톤을 달린 뒤에는 소화기도 지쳐 있으므로, 바로 고기나 기름진 음식을 먹으면 속이 불편해질 수 있다. 민혁은 **국물류(미소국, 닭고기 수프 등)**나 부드러운 밥·전복죽 등을 통해 천천히 위장을 달랜다. 부기가 빠지면서 허기가 몰려올 때쯤, 야채와 단백질을 고루 갖춘 균형 식사(예: 닭고기 샐러드 + 밥)를 준비한다.
● 수분·전해질 회복
레이스 후에도 갑자기 수분을 과하게 섭취하면 혈액 내 나트륨 수치가 급락할 수 있다. 이온음료와 물을 교차로 마시면서, 몸 상태를 살핀다. 소금 캡슐이 남아 있다면, 중간중간 섭취해 전해질 균형을 맞춘다. 땀을 많이 흘렸다면 포도당과 아미노산 보충도 꼭 챙긴다. 실제로 본인의 땀 성분(짠맛이 강한지, 땀 얼룩이 남는지 등)에 따라 염분 및 미네랄 조절이 필요하므로, 민혁은 평소 땀 특성을 파악해두는 편이다.
■ 에필로그: 울트라마라톤 식단의 진정한 의미
민혁의 사례에서 보듯, 울트라마라톤 식단은 단순히 ‘칼로리를 많이 먹는 것’이 아니라, 탄수화물·단백질·지방·비타민·미네랄을 균형 있게 분배하고, 레이스 중에는 에너지 바, 전해질 음료 등을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전 과정이 핵심이다. 특히 장거리에서는 “언제, 어떻게 섭취하느냐”가 기록과 완주 여부를 가르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장거리 달리기는 몸뿐 아니라 멘탈과 영양 관리 능력까지 시험하는 종합 스포츠다. 아무리 철저한 훈련을 해도 레이스 도중 에너지가 고갈되거나 전해질 불균형이 심해지면,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찾아온다. 반면 식단 설계를 체계적으로 하고, 대회 전·후와 중간 보급을 적절히 조절할 줄 안다면, 몸과 마음이 함께 끝까지 버티는 경험을 맛볼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울트라마라톤이 주는 진정한 매력이자, 식단 설계를 소홀히 해선 안 되는 이유다.
[핵심 체크리스트 & 팁]
- 일주일 전: 탄수화물 섭취량을 늘리되, 단백질·지방·미네랄 균형도 신경 쓸 것
- 전해질 대비: 이온음료·소금 캡슐·해조류 등으로 사전 준비, 저나트륨혈증 방지
- 대회 당일
- 출발 전: 과도한 섬유질·기름진 음식 자제, 탄수화물 중심의 가벼운 식사
- 레이스 중: 10~15km마다 에너지 바/젤, 소금 캡슐, 전해질 음료 병행
- 갈증 전 섭취 원칙: 수분을 조금씩, 자주 보급 (물만 과하게 X)
- 레이스 후
- 골든타임(30분 내) 단백질+탄수화물 보충 (초코우유, 단백질 음료 등)
- 과도한 수분섭취 지양, 부드러운 음식으로 위장 회복
- 나트륨·칼륨·마그네슘 등 전해질 재충전 필수
울트라마라톤은 ‘얼마나 오래 뛰느냐’만큼이나 **‘얼마나 적절하게 먹고 마시느냐’**가 관건이다. 잘 짜인 식단과 보급 전략은 발과 다리만이 아닌, 러너의 전신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돕는다. 긴 여정의 끝에서 더 큰 성취감을 느끼고 싶다면, 오늘부터 자신만의 식단 설계에 도전해보자. “먹는 것도 훈련”이라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님을, 레이스 현장에서 뼈저리게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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