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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명문 울트라마라톤 대회 소개: 서부주 100부터 UTMB까지”

informat1ve 2025. 2. 5. 09:00

“해외 명문 울트라마라톤 대회 소개: 서부주 100부터 UTMB까지”

1) 서부주 100(Western States 100)의 기원과 특징: 미국 울트라마라톤의 전설

울트라마라톤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서부주 100(Western States 100)**이라는 이름을 한 번쯤 들어봤을 것이다. 정식 명칭은 ‘Western States 100-Mile Endurance Run’으로, 미국 캘리포니아주 내륙 지역의 험준한 산악 지대를 종주하는 100마일(약 160km) 초장거리 대회다. 이 대회가 탄생한 계기는 1970년대에 열리던 ‘Tevis Cup’이라는 말을 타고 100마일을 달리는 대회에서 비롯되었다. 당시 한 참가자가 “말 없이도 내 두 발로 100마일을 완주할 수 있다”는 도전을 성공시키면서, 인간이 스스로 장거리 산악 코스를 돌파하는 레이스로 발전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시작된 서부주 100은 오늘날 미국 울트라마라톤의 전설로 자리매김했고, 매년 전 세계의 열정적인 러너들이 참가를 열망한다.

 

서부주 100의 핵심적 특징은 자연 지형의 가혹함과, 대회만의 독특한 문화가 결합했다는 점이다. 코스는 해발 2,000m 이상의 고산 지대를 지날 뿐 아니라, 낮에는 40도 안팎의 폭염이 기승을 부리기도 한다. 길이 포장되지 않고 산길로 구성되어 있어, 발목이 푹 빠지는 흙길이나 자갈길, 때로는 계곡과 개울까지 건너야 한다. 수시로 바뀌는 기상 상황에 맞춰 체온 조절과 영양·수분 섭취를 철저히 해야만 완주를 노릴 수 있는데, 조금만 방심해도 탈진이나 부상으로 이어지기 십상이다. 이처럼 극단적 환경 속에서도 끝까지 레이스를 이어가는 러너들은, 30시간 안에 결승선을 통과한다면 명예의 ‘서부주 버클(Western States Belt Buckle)’을 수여받는다. 이 벨트 버클은 단순히 기념품이 아니라, 자신의 한계를 돌파했다는 증표로서 참가자들에게는 인생 최고의 보물로 여겨진다.

 

서부주 100이 일반 마라톤과 가장 다른 점은, ‘42.195km 완주 시간 단축’에 초점을 맞추는 대신, 160km라는 긴 구간을 어떻게 살아서 돌아오느냐에 더 방점이 찍힌다는 데 있다. 일반 마라톤에서는 기록 단축이 최대 목표가 되지만, 서부주 100에서는 그 이상의 거리와 시간을 견뎌내야 하는 상황에서, 정신력과 생존 전략이 더욱 중요하게 작용한다. 레이스 후반부에는 일체감과 고통이 공존하는 독특한 심리 상태가 펼쳐지는데, 많은 러너들이 이 ‘한계 돌파’ 과정을 통해 ‘인생 최고의 순간’을 체험했다고 말한다. 극한의 육체적 시련 속에서 마음을 다잡고, 거친 산길을 한 걸음씩 전진하는 경험은, 서부주 100이 왜 미국 울트라마라톤의 전설로 불리는지 분명하게 보여주는 증거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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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UTMB(Ultra-Trail du Mont-Blanc)의 매력과 도전: 유럽 산악 울트라마라톤의 정점

미국에 서부주 100이 있다면, 유럽에는 **UTMB(Ultra-Trail du Mont-Blanc)**가 있다. 프랑스 샤모니(Chamonix)를 기점으로 스위스와 이탈리아 국경을 넘나드는 약 170km의 레이스로, 누적 상승고도가 무려 10,000m 안팎에 달한다. 이 대회는 알프스 산맥 최고봉인 몽블랑 주변을 일주하는 코스로 설계되었는데,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유럽 산악 울트라마라톤의 정점으로 평가받는다. 매년 8~9월 사이에 열리며, 수천 명의 러너들이 세계 각지에서 모여 장장 30시간 이상(혹은 그 이상) 산길을 달린다. 특히 UTMB는 대회를 넘어 **‘축제’**로 불릴 정도로 현지 마을 주민들이 적극 참여하는데, 밤낮을 가리지 않고 종을 울리거나 목청껏 응원하며 러너들에게 열정을 선사한다.

 

UTMB가 울트라마라톤 중에서도 특별한 이유는, 우선 코스 자체가 극도로 험난하다는 점이다. 일반 마라톤이 포장 도로 위를 달리는 것과 달리, UTMB는 줄곧 산길·협곡·자갈밭을 관통하는 경사가 심한 지형을 포함한다. 해발이 높아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거나, 갑작스러운 비·안개가 몰려와 시야가 제한되기도 한다. 따라서 대회 참가자들은 전문적인 산악 달리기 기술뿐 아니라, 온도 변화와 비상 상황 대비를 위한 옷차림, 장비, 영양 보급 전략 등을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 야간에도 적막한 알프스 산속을 헤드랜턴 하나에 의지해 달리는 순간은, 마치 고독한 탐험가가 된 듯한 감각을 선물해준다.

이런 극한의 조건이 주는 만족감은 단순히 완주 시간의 문제가 아니다. UTMB에 참전하는 엘리트 러너들은 20시간대 안팎으로 결승선을 통과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30~40시간 이상을 길 위에서 보낸다. 어떤 러너들은 기권 직전까지 몰리지만, 동료들이나 자원봉사자들의 도움, 그리고 스스로와의 끊임없는 대화 끝에 결국 레이스를 마무리한다. 이렇듯 UTMB의 매력은 무수히 긴 시간 동안 자연과 맞서면서도 ‘달리는 이유’를 되새기게 하는 것이다. 고산 지대의 맑은 공기와 거친 바람, 끝없이 펼쳐진 산맥을 배경으로 달리는 장면은, 러너들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기억으로 새겨진다. 유럽 울트라마라톤의 정점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이처럼 단순히 강도가 세다는 것 이상으로 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극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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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해외 명문 울트라마라톤 대회의 매력과 준비: 서부주 100부터 UTMB까지

결국 서부주 100UTMB는 울트라마라톤이라는 장르에서 해외 명문 대회로 손꼽히며, 서로 다른 대륙이지만 공통적으로 극한의 지형과 긴 시간, 그리고 열정적인 참가 문화가 어우러져 ‘전설’이 되었다. 미국의 건조한 산악 풍광 속에서 도전 정신을 고취시키는 서부주 100과, 알프스의 웅장한 자연을 배경으로 인간의 한계를 시험하는 UTMB는 울트라마라톤의 양대 산맥으로 불린다. 일반 마라톤이 42.195km라는 정형화된 거리에서 기록 단축을 겨루는 경기라면, 이 두 대회가 대표하는 울트라마라톤은 **“얼마나 빨리 달리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끝까지 살아남아 달리는가”**가 관건이 된다.

 

이처럼 해외 명문 울트라마라톤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가 필수다. 우선 하체 근력과 코어 강화를 위한 운동(스쿼트, 런지, 언덕 달리기 등)을 지속적으로 수행해야 하며, 심폐 능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인터벌 훈련과 장거리 LSD(Long Slow Distance)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또한 산악 지형에 적응하기 위해 트레일 러닝 기법을 미리 익히고, 낯선 환경에서 보급(물·에너지젤·간단한 음식)을 효율적으로 하는 연습도 필수다. 무엇보다 대회가 열리는 시기의 기후(무더위·강추위·일교차)에 맞춰 **장비 리스트(헤드랜턴, 바람막이, 방수 장비, 여분 옷, 소금 캡슐 등)**를 꼼꼼히 점검해야만 한다.

 

서부주 100과 UTMB를 비롯한 여러 해외 명문 울트라마라톤은, 결국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여정이라 할 수 있다. 40도에 육박하는 더위나 해발 2,000m 이상의 고도를 오가면서, 러너들은 몸과 마음이 동시에 바닥을 칠 때마다 “왜 달리는가?”라는 근본적인 질문과 대면하게 된다. 그리고 바로 그 순간, 용기와 끈기,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응원 속에 또 한 걸음을 내딛는 과정이야말로 이들 대회의 진정한 매력이다. 울트라마라톤은 단순히 ‘기록을 단축하는’ 운동이 아니라, 자연과 자기 자신을 모두 경험하는 깊이 있는 모험이다. 서부주 100부터 UTMB까지 이어지는 극한의 무대는, 누구든 체계적인 준비만 마친다면 인생에서 가장 강렬하고 아름다운 추억을 선사해줄 것이다.